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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ent in jazz

기이한 해방 (Strange Liberation by Dave Douglas)

 
 
 
 

아주 어릴적(아마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기억된다.) 작가로서의 꿈이라도 있었나보다.

소설가가 되겠다고 원고철을 만들어 거기에 '상록수'라고 크게 써 붙인후 글자엔 초록 색깔 색연필로 장식까지 했었다.

만약 심훈 선생이 봤다면 귀엽다고 했을런지..

아무튼 거기 그리 길지않은(당시로선 꽤나 길게 쓴, 나름 역작이라고 생각했던 ㅡ.,ㅡ) 첫 소설을 썼던 기억이 있다.

학교 과제였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제일 교포가 등장하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그린 얘기였다.

'현진건'이라고 붙인 주인공의 이름까지도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원고지로 몇장의 분량도 안되는, 그 어떤 동기나 배경의 설명조차 언급되지 않았던 어설프기만한 함량 미달의 글이었지만 새삼 그때의 내가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온다.

조금의 낯 붉어짐과 약간의 미소가 지어지는...


 

가끔은, 아주 가끔은 페이퍼 작가라고 칭해주는것에 착각하여 마치 진짜 작가라도 된양 그들 흉내를 낼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별 의미없는, 때론 보기좋아 보이는 쇼윈도우처럼 허무하기만 한 단어의 나열들일 뿐이지만...

 

음악을 고르고..

포스팅을 하고...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보정하고 다듬고..

거기에 글 몇 줄...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내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것인지 회의가 든다.

또한 이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나로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이 작업들이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겐 또 어떤 의미가 있는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블로그 또는 페이퍼를 한다는것이 갑자기 너무나 쓸모없는 짓이란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의 만족감때문에 시작한것인데 자꾸 거기에 구속되는것 같아 내 자신에게 조금은 자조 섞인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해본다.

 

 

 

 

 


 

 



Dave Douglas - trumpet

Bill Frisell - guitar

Chris Potter - tenor sax, bass clarinet

Uri Caine - fender rhodes

James Genus - acoustic & elecric bass

Clarence Penn -drums, percussion

 

 

정말로 맘에 드는 빨강.

핏빛처럼 강렬하다.

실제론 정말 묻어날듯한 진한 레드와인의 색이다.

재킷의 디자인도 맘에 든다.

은빛이섞인무채색 바탕위에 날아가는듯한 바퀴 하나...

궤도를 이탈해 버린 것일까?

기이한 해방...

 

Dave Douglas

Strange Liberation

2003 Bluebird

 

 

Rock of Billy

 

이 음반중 마지막 곡 Catalyst 와더불어 가장 하드한 곡이다.

다소 흥겹기도 한...

제목처럼 rock'n'roll 적인 비트와 느낌이 있어 조금은 쉽게 다가온다.

사이드맨들의 이름이 화려하다.

그 화려함 만큼 음악도 복잡하고 아방하다.

최고 연주자들이니만큼 꽉차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는 Dave Douglas.

특히 아방하기까지한 연주는 최근작으로 갈수록 더해지는것 같다.

그래도 이 앨범은 Witness(2001) 보다는 그나마 편하게 다가온다.

복잡할수록 들을때마다 더욱 새롭다.

역시 쉬우면 쉽사리 질리는 법이다.

 

 

 

 

원본 - http://blog.cyworld.com/shortstories/1989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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